NHK는 공영방송에서 공공미디어로 전환하고 있다(참고: 공공미디어 NHK와 온라인 수신료). 거버넌스 시스템은 집행부와 경영위원회의 이중구조이다. 최근 부정한 지출에 관여한 이사 3명이 퇴임했다. 경영위원회에는 노무라홀딩스 사장을 지낸 인사가 취임했다.
NHK 거버넌스 시스템
NHK 경영위원회의 거버넌스
NHK 거버넌스는 경영위원회를 통해 이루어진다. 경영위원회는 최고 의사결정기관이다. 그러나 경영위원회에서 의결된 예산과 인사, 업무 등은 국회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 또한 총무성의 인가가 필요하며, 회계검사원(감사원)의 감독도 받아야 한다.
경영위원 임면권을 정부가 가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총무성이 경영위원 추천명부는 작성해 내각에 제출한다. 이후 국회에서 동의한 경영위원을 총리가 임명한다. 총리는 경영위원 임명권을 통해 NHK회장 인사에 관여해 왔다.
경영위원회의 기능은 2008년 개정방송법에서 강화되었다. 집행부의 직무 감독권을 명기했으며, 내부 통제도 추가했으며, 경영위원 일부의 상근화도 도입했다. 경영위원회는 프로그램에 관여할 수 없으며 경영만 담당한다.
NHK 집행부의 거버넌스
집행부의 직무에 대한 통제는 경영위원회 산하의 감사위원회에서 담당한다. 경영위원으로 구성되는 감사위원회는 집행부 이사 등의 직무를 감사하고 위법행위를 감독한다. 내부감사를 통해 집행부를 조사한다.
반면 집행부는 회장과 부회장, 이사 등으로 구성된다. 회장은 경영위원회에서 선출한다. 경영위원 12명 가운데 9명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이는 정권이 원하지 않는 후보가 회장에 취임하는 것을 막는 구조이다. 경영위원회를 통해 집행부까지 통제할 수 있는 것이다.
부회장이나 이사 임명에도 정권의 입김이 작용한다. 정치부 출신 기자가 이사에 임명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자민당이나 총리실을 취재하며 인맥을 쌓은 뒤, 이를 이용해 NHK와 정치권력을 연결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대표적인 인물이 이타노 유지(板野裕爾)이다. 이타노는 2012년에 이사가 되었으며, 2014년에 전무이사가 되었다. 이후 자회사 사장을 거쳐 2019년에 다시 전무이사에 임명되었다. 보통 이사와 전무이사는 재임을 거쳐 4년 이후에는 퇴임한다. 그러나 이타노는 이사와 전무이사로 6년간 일했다.
2021년에 집행부는 경영위원회에 이타노 퇴임안을 상정했다. 그러나 의결 직전에 재임안으로 뒤바뀌었다. 총리실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이 터져 나왔다. 이타노는 방송총국장 시절에 정권에 비판적인 프로그램을 주변시간대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시청자 거버넌스
한편 시청자도 거버넌스의 중요한 플레이어다. NHK는 시청자에 대한 공적 책무를 이행하는 방향으로 거버넌스를 강화하고 있다. 시청자를 대상으로 업무와 수신료, 경영상황을 직접 설명해 신뢰를 확보한다는 것이다. 사업운영의 자율성을 확보하면서 수신료를 납부하는 시청자의 의견을 경영에 반영한다는 명목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이다.
NHK는 경영정보 공개, 시청자와의 만남, 시청자 약속 및 평가 등을 추진해 왔다. 특히 주목할 것은 경영계획 진척상황을 분기별로 평가해 공개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NHK는 시청 자에 대한 약속을 발표하고 그 이행여부를 평가한 적이 있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평가방법과 척도를 개발해 활용했다.
흔들리는 NHK 거버넌스
NHK 거버넌스는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 근본은 규제기관의 위상에 있다. 독임제 행정기관인 총무성이 규제를 담당한다. 특히 NHK의 거버넌스와 업무, 수신료 등은 총무성의 인허가가 필요하기 때문에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최근 NHK 거버넌스가 흔들리고 있다.
부정 지출에 관여 이사 3명 퇴임
NHK는 2024년 4월부로 이사 인사를 단행했다. 아나운서실의 쿠로사키 메구미(黒崎めぐみ) 실장이 이사에 취임했다. 반면 임기 만료로 이사 3명이 퇴임했다. 이들 3명은 2023년도 예산에서 인가받지 않은 전송사업과 관련된 부정 지출에 관여해 엄중주의를 받은 바 있다.
당시 예산안을 최종적으로 심의하고 의결한 경영위원회의 감독기능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경영과 관련된 중요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경영위원회는 형식적인 심의에 그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코가 경영위원장 취임
2024년 3월에 코가 노부유키(古賀信行)를 경영위원장이 선출되었다. 경영위원장은 경영위원 12명의 호선으로 선출된다. 만장일치로 선출되었다. 코가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NHK는 공영방송이며, 전국 구석구석까지 정보를 전달하는 사명을 가지고 있다. NHK가 건전하고 제대로 운영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임 경영위원장은 모리시타 슌조(森下俊三). 그는 프로그램에 간섭한 인물로 비판을 받았다. 2018년에 총무성 출신의 일본우정 사장과 부사장으로부터 압력을 받아 우에다 회장에게 엄중주의를 내렸다. 외부압력을 막아내는 방파제가 아니라 외부압력에 동조해 제작현장을 통제하고자 한 것이다.
2018년 4월 NHK 해설프로그램 ‘클로즈업현대+’는 일본우정 계열의 보험사가 부정한 방법으로 보험을 판매했다고 고발했다. 총무성 출신의 일본우정 사장과 부사장이 경영위원장에게 거버넌스가 작동하지 않는다며 항의했다. 모리시타 경영위원장은 우에다 회장에 엄중주의를 내리며 “취재는 극히 치졸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모리시타 위원장의 언행은 방송법에서 금지한 프로그램 개입에 해당한다.
결국 도쿄지방법원은 NHK경영위원회 회의 녹음데이터를 공개하라고 결정했다. 법원은 경영위가 정보공개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당시 회의를 녹음한 데이프를 공개하고, 모리시타 위원장에게는 배상을 명했다.
NHK 거버넌스의 미래
일본 미디어업계에서는 일본우정을 둘러싼 엄중주의 문제는 NHK 거버넌스의 측면에서 전대미분의 사건으로 보는 경향이 강하다. 새로운 취임한 코가 위원장은 이 문제를 짚고 넘어갈 수 있을까? 코가 위원장은 검증하고 재방방지대책을 마련할 수 있을까?
문제의 장본인인 모리시타 전 위원장이 퇴임했다고 해서 끝난 것은 아니다. 경영위원회는 아직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경영위원회가 인정한 것은 엄중주의를 내린 당시의 회의록이 남아 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코가 위원장은 기자의 질문에 “사실을 모르는데, 이렇다 저렇다 언급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이제 임기가 시작된 코가 위원장의 행보가 주목된다. 공공미디어로 이행하는 NHK는 거버넌스에서도 중요한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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