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관보도의 한계
저널리즘(journalism)역사에서 객관보도와 불편부당, 공정성의 개념은 명확한 구분 없이 사용되어 왔다. 서구에서는 객관보도 자체가 애매모호한 개념이며, 불편부당이나 중립성 등과 혼돈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공정성은 중립성으로, 객관보도는 사실성으로 간주되는 경향이 있다.
서구에서 객관보도
공정성이란 균형있게 정보원을 선택해 이용할 것, 의견과 사실을 구별할 것, 가치판단이나 감정적 언어와 사진을 피할 것, 다양한 시각과 보도의 중립성을 반영할 것 등으로 정의한다. 객관성에는 진실함, 중립성, 감정배제의 의미가 들어 있다고 지적하는 연구자도 있고, 객관성의 요건으로 몰개인(depersonalisation)과 균형이 제시되기도 한다.
객관보도의 구성요소로 균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도 있다. 불편부당이 영국과 미국에서 1920년대에 제도화되었다. 1923년 미국신문편집자협회 강령에서 불편부당을 규범으로 내세우면서 사실과 가치의 분리를 요구했다. 정확성, 균형, 진실, 공정성 등의 개념이 객관보도와 뿌리가 같다는 주장도 나온다.
일본에서 객관보도
일본에서 객관보도가 논의될 때, 불편부당이나 중립성 등의 개념과 함께 논의되고 있으며, 이들 개념은 동일한 것으로 이해되는 경우가 많다.
불편부당이나 중립성이 공정성이며, 객관보도로도 이해되는 동어반복에 빠져 있는 것 같다. 즉 객관보도가 공정성이기도 하며, 공정성의 구체적인 내용을 부편부당, 중도주의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객관보도에 대한 오해
객관보도에 대한 오해
한편 객관보도가 공평중립과 같은 개념처럼 논의되는 경우도 있다. 있는 그대로 보도하는 객관보도가 공평중립이라는 생각, 그 이념이라고 보는 것이다. 객관보도에는 불편부당이나 중립성이 포함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문제는 객관보도가 뉴스영역을 넘어 논평에도 적용되며, 논평에서도 중립성과 불편부당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일본의 객관보도주의는 공정한 보도를 저해하고 기계적인 중립을 양산해 왔다.
그렇다면 불편부당과 공정성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불편부당과 공정성은 정확성, 균형, 다양성을 강조하는 객관보도와 유사한 개념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객관보도의 한계를 넘어 더욱 적극적인 의미로 간주하는 경우도 있다.
객곽보도의 기준
우선 객관보도의 기준과 요건을 살펴보면, 사실성과 불편부당이 방송의 규제근거인 경우가 많다. 사실성은 진실성과 관련성으로, 불편부당은 균형과 비당파성, 중립적 표현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저널리즘의 지침이며, 객관성을 판단하는 지표로 활용할 수있다.
이러한 논의에서 객관성에 대한 규정은 여전히 애매모호하다. 보도는 객관적인 차원과 비객관적인 차원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뉴스보도는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객관보도의 실현이 불가능할 수도있고, 어느 정도 편향을 피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공정성의 구성요소
그렇다면 공정성의 구성요소는 무엇일까? 우선 진실보도이다. 여기에는 사실성, 정확성, 객관성, 관련성 등이 포함된다. 이를 정의하면 다음과 같다.
정확성: 어떤 문제와 관련된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가
사실성: 사실에 입각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있는가
객관성: 취재대상에 동조하는가 거리를 두고 있는가
관련성: 사실은 적절하고 일관된 기준에 의해 선택되었고, 적절하게 처리되었는가
둘째, 정치적 공평이다. 이 개념에는 공평성, 비당파성, 중립성, 불편부당 등이 포함된다. 양적 균형과 질적 균형으로 구성된다.
대립되는 문제에 대해 시간, 순서, 영상처리 등에서 양적인 균형을 유지하고 있는가와 함께 이해관계자의 주장을 균형있게 보도하고 있는가의 문제이다.
셋째, 다각적 보도이다. 이는 의견의 다양성을 의미한다. 이는 두가지 측면이 있다. 즉 사회적으로 중요한 문제는 다양한 입장과 의견이 제공되었는가, 다양한 사회계층의 의견과 관심이 반영되었는가이다. 의견이 대립하는 문제는 가능한 다양한 논점을 제기해야 한다.
이러한 구성요소는 취재방법에서 소재 처리, 편집, 제시방법에 이르기까자 다양한 측면을 포함하기 때문에 공정성은 다양한 구성요소에 의거한 다중적, 중층적, 종합적 판단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주의해야 할 것은 이러한 구성요소는 공정성을 실현하기 위한 요구사항에 불과하며, 이들 구성요소가 충족된다고 해서 반드시 공정한 보도가 이루어졌다고 판정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즉 이들 구성요소는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이 아니라는 것이다.
기계적 중립을 넘어서
객관보도는 공적인 정보원에 기인한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이는 기자와 편집자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다. 객관보도는 공식적인 의견에 가치를 부여하며, 정부관료나 정치가의 입에 의존하게 만들었다. 이는 사회적 약자나 비판적인 목소리는 상대적으로 가볍게 생각하게 되었다. 이는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요인이다.
기계적인 균형에만 집착하면, 한쪽 편의 주장이 옳음에도 불구하고 기사를 양쪽을 일률적으로 비교하는 보도로 바꿔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이슈를 이해하는데 혼란을 주거나 방해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객관보도는 뉴스에 대한 사회적 비판을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즉 객관보도는 기자가 뉴스를 윤색하거나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는 사건에서 특정의 견해를 대변하거나 뉴스를 조작하지 않았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저널리즘은 매일매일 기록하는 것이었는데, 목격된 정보나 신뢰할 만한 정보원을 알 수 있는 사실만을 보도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이는 기록적 방법론에 불과하다. 기록은 되지만, 가공된 뉴스 이벤트나 유사 사건의 내면을 들여다 보지 못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될 수도 있다. 즉 경보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짖지 못하는 감시견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참고글: 객관보도와 불편부당(2024년 05월 11일 by emethmedia)
참고글: 짖지 못하는 감시견(1) 방송저널리즘과 언론통제(2024년 04월 26일 by emethmedia)
참고글: 짖지 못하는 감시견(2) 쟈니스문제와 공범(2024년 05월 04일 by emeth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