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대 지상파 민방 NTV는 매년 여름에 채러티 프로그램 ‘24시간TV’를 방송하고 있다. 최근 지역국 사원의 모금 착복사건이 드러나자 위선적이라며 폐지를 주장하는 의견이 쇄도하고 있다. ’24시간TV’는 선의인가 위선인가.
채러티 프로그램 ’24시간TV’
NTV는 1978년부터 매년 여름에 ‘사랑은 지구를 구한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운 모금운동을 계속해 왔다. 이 모금운동은 NTV와 계열국 30사, 오키나와TV 등 31사가 공동으로 개최하고 있다. 8월 말에는 특집 생방송 프로그램 ’24시간TV’를 편성하고 있다.
채러티 프로그램에는 유명 연예인뿐만 아니라 장애인과 이재민, 난치병 환자 등이 출연하며, 24시간 동안 채러티 마라톤, 특집 드라마, 다큐멘터리, 특집 기획 등을 편성하고 있다. 토요일 오후 6시부터 일요일 오후 6시까지 24시간 편성한다.
전국 각지역에서 모금한 기부금은 일본 국내외 복지시설과 환경보호, 재해 복구 등을 지원하기 위해 사용되고 있다. 이를 위해 ‘24시간TV 채리티위원회’를 조직했다. 이 위원회는 2013년에 공익법인으로 전환했다. 공익법인과 방송사는 사회복지법에 의거해 법적 규제를 받으며, 모금스태프는 ‘기부금 모집 종사증’을 소지하고 있다.
기부금 모금은 메인 회장인 일본부도관과 NTV 본사, 닛산 본사 갤러리, 지역국 사옥, 이벤트 회장, 협찬기업과 협력점 등에서 이루어진다. 계좌 송금과 신용카드 결제 등도 가능하며, 최근에는 스마트폰을 통한 모바일 결제도 도입했다.
대규모 자연재해가 발생할 경우에는 NTV와 계열국이 ‘24시간TV 긴급모금’을 시작한다. 예를 들면, 2011년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하자 긴급모금운동을 진행했다. 이는 일본적십자사를 통해 피해지역에 지원금으로 제공된다.
한편 협찬기업은 프로그램 시작 부분에 광고가 방송되며, ‘24시간 마라톤’의 무대배경에도 스폰서로 표시된다. 현재 협찬기업은 닛산자동차, 이온그룹, 스미토모생명, 도요수산, 다이오제지 등이다. 이중 닛산자동차는 1978년부터 협찬을 계속하고 있다.
모금액은 매년 발표하고 있다. 모금액이 가장 많았던 해는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한 2011년으로 19억 8,641만 엔이 모금되었다. 이어 2013년에 15억 4522만 엔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모금액이 줄어들어 2023년에는 8억 2,100만 엔이었다. 46년간 총 모금액은 433억 64만 엔에 이른다.
특집 채러티 프로그램은 시청률이 높다. 평균시청률(가구)은 2005년에 26.5%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대개 20%를 넘나드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최근 몇 년간은 시청률이 급속하게 하락하고 있다. 2020년에는 평균시청률이 22.6%이었지만, 이듬해 2021년에는 15.3%로 곤두박질 쳤으며, 2022년에는 13.9%, 2023년에는 21.3%까지 떨어졌다.
선의인가 위선인가: ’24시간TV’에 대한 비판
’24시간TV’는 시청률도 하락하지만 비판에도 직면하는 등 이중고를 겪고 있다. 특히 채러티 프로그램에 대한 비판이 적지 않다. 매년 비판이 없지 않았지만, 특히 올해는 거세다.
우선 지난해 드러난 지역국 NHT-TV의 모금액 착복사건으로 비판이 폭발했다. 이 프로그램 참가했던 지역국 경영전략국장이 7년간 모금액 137만 엔을 착복한 것으로 드러났다. 착복한 돈은 파칭코와 식사비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둘째, 출연 연예인에 대한 비판도 크다. 특히 옛 쟈니스사무소 소속 탤런트와 가수가 대거 출연했다. 이는 우지이에 세이치로 NTV 전 회장과 메리 키타가와 쟈니스사무소 전 회장의 유착관계에서 시작되었다.
’24시간TV’의 시청률을 높이기 위한 우지이에 전 회장의 의도와 쟈니스사무소의 이미지 개선을 노리는 메리의 목적이 일치한 결과였다. 게다가 지난해 쟈니스사무소 설립자 쟈니 키타가와 전 사장의 성폭행사건이 드러나면서 비판은 더욱 커졌다.
셋째, 유명 탤런트와 스포츠 선수 등이 대거 참여하면서 출연료도 공개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실제 주간지 보도에 따르면, 메일 진행자는 5,000만 엔, 채러티 마라톤 참가자에겐 1,000만 엔이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NTV는 진행자에게 출연료로 300만 엔 정도, 채러티 마라톤 참가 연예인에게는 500만 엔까지 지급된다고 설명했다. 출연료뿐만 아니라 경비를 공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채러티 프로그램인 만큼 국제표준에 맞춰 출연료는 없애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넷째, ‘감동포르노’라는 비판도 받고 있다.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이용해 감동을 강요하며 모금에 나선다는 것이다. 이는 유명인도 제기한 문제이지만, 2016년 NHK 교육TV의 장애인 프로그램 ‘배리버라‘에서 제기되면서 사회적 지지를 얻었다. 2017년 이후 NHK 교육TV는 24시간TV를 겨냥해 같은 시간대에 장애인 프로그램을 편성했다.
다섯째, 과도한 연츨도 비판 대상이다. 2002년 채러티 마라톤에서 1시간만에 남은 거리가 20Km나 줄었으며, 2011년에는 태국에서 동일본대지진을 위해 모금했다고 했지만 현지 주민은 이를 알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2019년의 코너에도 연출이 있었다는 지적이 많았다. 또한 모금액이 늘어날 때마다 환호성을 지르며 과도하게 행동하는 연예인의 모습도 지나치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결론: 24시간TV는 폐지해야 하나
’24시간TV’는 47년간 계속되고 있으며, 그동안 적지 않은 금액을 모금해 기부해 왔다. 방송사가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는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는 법, 문제도 있고 비판도 다양하다. 그렇다면 24시간TV를 폐지해야 할까? 현재 폐지론과 존속론이 팽팽한 상태다. 문제가 있다고 비판하면서도 그렇다고 폐지해야서는 안된다는 의견도 많다.
존속한다면 47년을 맞은 ’24시간TV’은 시대적 흐름에 맞게 변신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유명 연예인 등을 동원해 전국적으로 캠페인을 통해 모금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디지털시대에 맞는 방식으로 바꿔야 하지 않을까? 또한 시청률을 얻기 위해 24시간 동안 연속으로 편성하기보다는 시간을 축소하거나 배분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