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를 생산하는 언론은 다양한 책임이 요구된다. 이를 사회적 책임이라고 했지만, 최근에는 설명책임으로 부르고 있다(자세한 것은 저널리즘의 사회적 책임과 설명책임을 참고할 것). 언론에게 시민의 신뢰는 중요한 자산이기 때문에 다양한 책임을 이행하는 방법을 모색해 왔다. 대표적으로 미디어 옴부즈만(Ombudsmen), 신문평의회(Press Council), 자율규제, 불만처리기관 등이다.
대표적인 것이 옴부즈만이다. 옴부즈만은 언론사가 내부에 독립적인 기관으로 설치해 독자의 불만이나 비판을 처리하는 기관이다. 궁극적인 목적은 공정하고 정확한 보도를 위한 피드백을 얻는 것이며, 사회적 책임을 위한 제도로 많은 언론사가 도입하고 있다.
옴부즈만은 20세기 중반에 시작되었다. 1967년에 스웨덴 일간지 다겐스 뉘헤테르(Dagens Nyheter)가 처음으로 옴부즈만을 도입했다. 스웨덴은 언론의 자유가 보장된 국가로 유명한데, 언론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옴부즈만을 도입했다.
이후 1970년대에 미국과 캐나다로 확산되었다. 1970년대 초에 미국의 루이빌 쿠리어 저널(Louisville Courier-Journal), 캐나다의 토론토 스타(Toronto Star) 등이 옴부즈만을 설치했다. 미국에서 옴부즈만이 도입된 것은 독자의 불만을 처리해 떨어진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컸기 때문이다.
1980년대에는 유럽과 아시아로 확산되었다. 영국과 프랑스, 일본의 언론사에서 옴부즈만을 도입하면서 전세계로 퍼졌다. 이를 배경으로 1980년에 국제 옴부즈만 협회(ONO)가 설립되었다. ONO는 전세계 옴부즈만의 소통하고 협력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고, 성공한 실천사례를 공유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1990년대에 주요 신문사가 옴부즈만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신문 등이 보도의 공정성과 정확성을 확보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독자의 의견을 수렴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옴부즈만은 어떤 기능과 역할을 하고 있을까? 우선 옴부즈만은 독자의 불만을 처리한다. 독자나 시청자로부터 접수된 불만과 비판을 조사하고 해결한다. 이를 통해 보도에 대한 피드백을 수집하고 개선점을 모색하고자 한다. 이는 뉴스의 질적 향상에 기여한다.
둘째, 옴부즈만은 언론사 내부 감시와 자문 기능을 가진다. 언론사의 보도와 편집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편집방침이나 보도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자문한다. 언론사는 내부 규율을 강화할 수 있고, 윤리적 기준을 준수할 수 있다.
셋째, 옴부즈만은 공정성과 정확성을 제고하는 역할도 한다. 외부의 시선을 도입하면, 이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언론사는 보도의 공정성과 정확성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잘못된 보도나 왜곡된 정보를 바로잡으면 언론의 신뢰성은 높아지게 된다.
넷째, 옴부즈만은 편집의 독립성을 유지하는데 기여한다. 신문사와 상업방송은 경영진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한다. 옴부즈만은 경영진으로부터 편집자와 기자가 독립적으로 뉴스를 생산하고 펹집할 수 있도록 돕는다. 편집의 독립성은 공정성과 객관보도의 기본이다.
다섯째, 독자나 시청자와의 소통 채널을 제공한다. 옴부즈만은 제3자의 입장에서 불만을 접수해 분석한 뒤, 이를 경영진과 편집책임자, 기자 등과 논의해 개선방안을 모색한다. 또한 정기적인 보고를 작성해 공개한다. 언론사는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다.
이상과 같은 기능과 역할을 하는 옴부즈만은 대부분 언론사에서 도입하고 있다. 옴부즈만은 신뢰 회복에 기여한다. 언론사의 실수나 오보에 대해 신속히 대응하고,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사회적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또한 옴부즈만은 뉴스의 질적 향상의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외부 인사의 비판과 시민의 피드백을 통해 뉴스의 질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 뉴스 생산자는 외부의 비판과 의견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스스로 책임을 강화하고자 한다.
옴부즈만은 제도의 규범적 측면에서는 다양한 기능과 역할이 있지만 현실은 어떨까? 현실에서는 해결해야 할 문제도 적지 않다. 우선 독립성 부족을 지적할 수 있다. 옴부즈만을 내부 직원으로 고용하거나 그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의를 제기해도 경영진이나 편집책임자가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
둘째, 옴부즈만의 제한된 권한도 문제이다. 옴부즈만은 문제를 제기하고 개선을 권고할 수 있지만, 이를 강제할 수 있는 권한이 없는 경우가 많다. 언론사의 중요한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면 옴부즈만의 역할은 형식적인 절차에 그칠 수밖에 없다.
셋째, 언론사가 옴부즈만의 활동을 인정하고 협조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옴부즈만의 권고를 수용하지 않거나 개선 조치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옴부즈만의 기능과 역할은 발휘되지 못한다. 옴부즈만의 활동을 존중하는 조직 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
넷째, 옴부즈만은 가용 자원이 부족하다. 옴부즈만은 인력과 예산 부족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특히 미디어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경영난을 겪은 언론사가 늘어나면서 옴부즈만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충분한 자원이 없으면 활동이 위축되고 이는 내부 감시와 개선 활동도 제한하며, 결과적으로 언론사에도 영향을 미친다.
마지막으로 시민의 인식 부족도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시민은 옴부즈만의 존재는 물론, 그 기능과 역할을 잘 알지 못한다. 이로 인해 옴부즈만이 제대로 활용되지 않고, 독자와의 소통도 원할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옴부즈만이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옴부즈만의 독립성을 강화하고 권한을 확대하며 언론사는 필요한 지원을 지원하고 협력해야 한다. 최근 미디어환경이 급변하면서 옴부즈만이 형식적인 조직으로 변질되고 있다.
그러나 시민사회가 발달하고, 시민이 이용 가능한 미디어가 확대되면서 언론의 사회적 책임도 변모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을 맞이 하고 있다. 1990년 이후 미국과 유럽에서는 독일의 사회학자 위르겐 하버마스(J. Habermas)의 공론장(public sphere) 개념을 도입해 보다 강화된 언론의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고 있다. 다음에는 공론장과 설명책임에 대해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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