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를 유출한 LINE야후에 총무성이 3월과 4월 두차례 행정지도를 내렸다. 같은 사안에 두차례나 행정지도를 내리는 것은 ‘이례적’이다. 게다가 모회사의 네이버 지분을 매각하라는 요구하기까지 했다. 총무성의 행정지도와 LINE야후의 대응, 일본 언론의 보도태도를 정리한다.
총무성이 라인 이용자 개인정보가 51만 건 유출되자 LINE야후에 두차례 행정지도를 내렸다. 우선 3월 5일자 행정지도에서 유출의 원인이라며 네이버와의 자본관계를 포함해 경영체제를 개선하라고 요구했다. 이는 일본에서도 이례적 내용이라는 반응이다. 총무성은 4월 16일 자본관계 재검토를 서두르라며 다시 행정지도를 내렸다.
한편 일본 언론은 진보적 신문에서조차도 애매한 논조를 보이고 있다. 이례적이라고 하면서도 무엇이 이례적인지 제대로 짚어내지 않았다. 그나마 NHK가 조선일보의 사설을 인용하며 한국에서 반응을 소개했다.
라인은 2011년에 일본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당시 운영은 네이버의 자회사인 NHN재팬이 맡았다. 2013년에 NHN재팬은 LINE으로 사명을 바꿨다. 이후 2021년 3월에 LINE과 야후가 통합했다. 이후 그룹재편을 거쳐 2023년에 LINE야후가 탄생했다.
LINE야후의 모회사는 중간지주회사인 A홀딩스이다. A홀딩스는 LINE야후 주식의 64%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다. 네이버는 A홀딩스의 지분을 50% 보유하고 있다. 통신사업자 소프트뱅크도 50%를 소유하고 있다.
2023년 11월 27일과 2024년 2월 14일 부정 액세스로 인한 정보유출이 발생했다. 이는 네이버 클라우드와 LINE야후가 위탁한 회사의 PC가 악성코도에 감염되면서 시작되었다. 이로 인해 44만 건의 정보가 유출되었으며, 이후 조사과정에서 51만 9,000건으로 늘어났다.
LINE야후는 2024년 2월 위탁회사의 정보관리를 강화하고 직원 정보를 취급하는 인증기반을 네이버와 분리하는 등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했다. 모든 재발방지대책은 2026년 12월까지 마치겠다고 했다.
총무성은 2024년 3월 5일 LINE야후의 이데자와 다케시(出澤剛) 사장을 불러 재발방지를 요구하는 행정지도를 내렸다. 근거는 통신비밀 보호를 규정한 전기통신사업법. 행정지도는 네이버에 대한 관리감독이 불충분하며, 그 원인으로 LINE야후의 모회사에 네이버가 50% 출자하고 있는 자본구조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LINE야후에 대해 자본구조를 포함한 경영체제 개선을 검토하고, 나머지 50%를 출자한 소프트뱅크도 나서라고 요구했다. 이날 마츠모토 총무대신은 기자회견에서 “개선이 보이지 않아 같은 사안이 발생할 경우에는 보다 강한 조치를 포함해 감독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본 개인정보보호위원회도 3월 28일 행정지도에 나섰다. LINE야후가 네이버와 개인정보 액세스 시스템을 공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보를 보호를 위한 조치가 충분하지 않다며 개선을 권고했다. 향후 1년간 개선상황을 보고하라고 요구했다.
LINE야후는 4월 1일 행정지도에 의거해 재발방지대책을 담은 보고서를 제출했다. LINE야후는 네이버에 세큐리티 업무 위탁을 2024년 9월 말에 종료하고, 그외 사내 시스템 운용도 2024년 6월까지 위탁제도 개선계획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또한 시스템 개발 위탁과 네이버 시스템 이용도 축소하고 장기적으로 종료하겠다고 했다. 네이버와의 네트워크를 완전히 분리하는 것은 2026년 12월까지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총무성은 4월 16일 두번째 행정지도에서 요구한 조치를 조속히 실시하고 그 실시상황과 실시계획을 보고하라며 요구했다. 행정지도에 대한 행정지도를 내린 것이다. 또한 LINE야후가 서비스 개발 등의 네이버 위탁을 축소하고 중단하겠다고 했는데, 총무성은 구체적인 개선대책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총무성은 일정한 응급대책은 실시를 마친 것으로 평가한다면서도 안전관리조치나 위탁처 관리는 불충분하며, 모회사를 포함한 그룹 전체의 세큐리티 거버넌스 시스템을 구축을 위한 대응전망이 분명하지 않다며 대책과 대응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총무성이 요구한 조치는 세가지. 첫째 안전관리조치와 위탁처 관리의 근본적 개선 및 대책강화 가속화, 둘째 모회사 A홀딩스 등을 포함한 그룹 전체의 세큐리티 거버넌스 개선 검토 가속화, 셋째 대응 내용 진척상황의 정기적 발표를 통한 철저한 이용자 대응 등이다. 총무성은 재발방지대책 실시계획 등을 7월 1일까지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보고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제2차 행정지도에서 총무성의 의도는 모회사의 자본구조 개선을 서두르라는 것이었다. LINE야후의 모회사에 네이버가 50% 지분을 가지고 있는 현행 자본구조 개선에 대해 모회사를 포함한 그룹 전체적으로 조속히 검토하라고 요구했다. 제1차 행정지도에서 내린 것은 재탕한 것이나 다름없다.
일본 언론은 행정지도 내용이 이례적이라고 하면서도 과거의 문제를 거론했다. NHK의 경우, 첫번째 행정지도 관련 뉴스에서 2021년 3월에 LINE야후의 시스템 관리를 담당하는 중국 회사 기술자 4명이 일본 국내 서버에 저장된 개인정보에 접근할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또한 라인페이(LINEpay)의 거래상황을 한국의 데이터센터에서 관리하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NHK는 4월 27일 우리 외교부가 “한국기업에 대한 차별적 조치는 있어서는 안 된다”며 필요시 일본측과 협의할 방침임을 내비쳤다고 보도했다. 또한 조선일보 4월 26일자 사설을 인용하기도 했다. 즉 “민간 기업 간 계약에 따라 성립한 동업관계를 정부가 깨려는 것은 반시장적 행위로, 한일투자협정 위반 가능성이 크다. 일본 정부는 부당한 압력을 중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의 논조는, 진보적 신문에서조차도 애매했다. 아사히신문은 4월 10일자 사설에서 자본구조 개선이 정보관리를 강화하는 방안 중의 하나라고 하면서도 “본래 적절한 감독은 위탁회사와의 자본관계나 국적과 상관 없이 해야 한다”고 했다. 마이니치신문은 4월 18일자 사설에서 총무성이 네이버의 출자비율을 낮추라고 했다면서도 행정지도는 법적 구속력이 없는 행정지도는 한계가 있다고 했다.
한편 요미우리신문은 3월 12일자 사설에서 자본관계를 포함한 경영체제의 개선도 요구했다고 하면서도 관리체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얼버무렸다. 시장에 친화적인 신문으로 분류되는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사설은 없이 보도만 했다.
일본 언론은 ‘이례적’이라고 보도했다. 무엇이 이례적이라는 것일까? 총무성이 같은 사안에 두차례 행정지도를 내린 것이 이례적이라고 했다. 또한 LINE야후의 모회사 A홀딩스의 자본관계를 재검토하라는 요구가 이례적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그것이 가지는 의미까지는 보도하지 않았다. 과열보도에 알맹이는 없었다.
총무성이 같은 사안으로 두차례나 행정지도를 내리는 것은 이례적이다. 특히 제2차 행정지도는 총무성의 조급함을 드러낸 것이다. 문제는 사기업의 자본구조를 바꾸라고 하는 것은 행정의 영역을 벗어난 것이다. 사기업간의 계약에 행정이 관여하는 것은 시장원리를 무시하는 행위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 의회는 중국의 메신저 틱톡의 미국 사업을 강제로 매각하도록 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논리는 적대국의 정보악용 가능성을 차단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LINE야후는 한국의 ‘틱톡’인가? 적대국의 통신사업자를 배제하겠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한편 우리 정부의 대응은 더 큰 문제다. 외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는 네이버와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는 입장만 내놓을 뿐 팔짱 끼고 있다. 4월 27일에야 외교부는 한국기업에 차별적 조치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견해를 밝혔을 뿐이다.
끝으로 이번 총무성의 행정지도와 그 내용에는 일본정부가 해외기업이나 해외정부를 대하는 태도가 고스란히 드러난다고 할 수 있다. 상대가 약점을 보이면 이를 빌미로 그동안 숨겨두었던 의도를 관철시키려 한다는 것이다. 이는 특히 외교정책에서 잘 드러난다. 구체적인 사례는 다음에 소개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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