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미디어로 이행하는 NHK가 온라인 수신료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모바일만으로 온라인 동시전송서비스 NHK플러스를 시청할 경우에 지상파방송과 같은 금액의 수신료를 징수한다는 것이다. 재원 마련에 분주한 NHK의 움직임을 정리한다.
공공미디어와 NHK+
최근 NHK가 온라인 동시전송서비스 NHK플러스(NHK+)를 강화하고 있다. NHK+는 수신계약을 체결하면 추가부담 없이 PC와 태블릿, 스마트폰 등에서 지상파 2채널을 시청할 수 있는 동시전송 서비스와 다시보기 서비스를 제공한다. 2020년 4월에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4년만에 회원 504.2만 명을 돌파했다.
공공미디어로 이행하고 있는 NHK는 핵심서비스로 NHK+에 주력하고 있다. 서비스를 시작할 당시에는 지상파방송을 하루 19시간 전송했다. 이를 포함한 인터넷사업비는 수신료수입의 2.5%를 상한으로 설정했다.
그러나 NHK는 사업비를 매년 조금씩 늘려왔다. 2022년에는 도쿄올림픽 등을 이유로 내세우며 192억 엔으로 수신료수입의 2.8%로 늘렸다. 2023년에는 197.5억 엔, 2024년에는 195억 엔으로 예산을 설정했다.
서비스도 개선했다. 2023년 4월부터 인터넷과 연결된 커넥티드TV에서 이용할 수 있는 전용앱을 내놓았다. 큰 화면으로 시청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Android TV와 Amazon Fire TV에 대응한 뒤, 현재는 App Store, Google Play, Google TV 등에서 이용할 수 있다.
NHK는 지역정보도 늘렸다. 거점국과 지역국에서 방송하는 지역뉴스도 전송하기로 한 것이다. NHK는 평일 오후 6시대에 지역뉴스를 편성해 광역지역을 중심으로 지역뉴스를 방송하고 있다. 이를 온라인 동시전송으로도 전송하겠다는 것이다.
NHK는 8대 광역지역에 거점국을 두고 있는데 모든 거점국의 뉴스를 NHK+로 전송하고 있다. 지역뉴스는 수요가 많은 편이다. 민방은 통합 전송 플랫폼 TVer를 통해 드라마와 버라이어티를 전송하고 있다. 대신 NHK는 자연재해와 스포츠 등 라이브뉴스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지상파방송의 재전송만으로 시청층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인가이다. 특히 Netflix이나 YouTube, Amazon Prime Video 등 글로벌 OTT에 노출된 젊은층을 잡을 수 있을까 의문된다. 이들 사업자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내세워 회원수를 늘리고 있다.
글로벌 OTT가 전송하는 스토리 콘텐츠, 드라마나 영화, 애니메이션은 전개도 빠르고 자극적인 내용으로 규제가 강한 지상파 콘텐츠와는 다르다. 젊은층이 외면하는 지상파의 드라마를 OTT에서 전송한다고 젊은층에 소구할 수 있을까?
BBC의 미래와 NHK
문제는 재원이다. NHK는 전세계적으로 벌어지는 수신료 논쟁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영국 존슨 정부가 BBC 수신료를 향후 2년간 동결한 뒤, 2028년 이후에 수신료를 폐지할 것인지 논의하기로 했다. 2022년 4월 말에 발표된 방송백서에서는 수신료 일괄징수 폐지안도 제언했다.
2023년 1월에 나딘 도리스(Nadine Dorries) 디지털·문화·미디어·스포츠부(DCMS) 장관은 BBC 수신료를 2024년 4월까지 동결해야 하고, 2028년부터는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발언은 논란을 불렀다.
왕실 헉허장은 2027년 말에 종료된다. 방송백서에서는 수신료제도를 개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좀더 공평하고 적절한 요금징수 수단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며 기한이 다가오기 전에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괄징수제도를 2027년에 폐지할 가능성이 있다. 최근 온라인 동영상서비스가 급속하게 보급되면서 BBC 시청자가 감소해 불공평을 호소하는 의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BBC의 매출은 수신료수입과 상업부문으로 양분된다. 수신료수입은 약 37억 파운드인데, 상업부문을 포함한 총매출은 약 50억 파운드에 이른다. BBC 대체재원으로 광고도입과 온라인 시청료, 세금 도입 등의 방안이 부상하고 있다.
방송백서 제언이나 DCMS 장관의 발언대로 진행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만약 수신료제도를 폐지하고 시청하고자 하는 사람만 시청료를 지불하는 구독형(subscription)으로 변경할 경우, BBC 수입은 급감할 것이다. 이는 BBC 사업을 위축시킬 수밖에 없다.
이러한 BBC를 둘러싼 움직임은 더이상 수신료제도가 터부도 금기도 아니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BBC가 일괄징수를 폐지하고 다른 방식을 도입할 경우, NHK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수신료를 포함한 재원문제는 공영방송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이다(한국의 OTT 동향은 2021년 OTT산업의 경쟁과 시장재편).
NHK+와 온라인 수신료
이에 NHK가 매달리는 것이 온라인 수신료이다. NHK는 방송법에서 온라인사업을 방송과 같은 ‘핵심업무’로 규정하도록 안간힘을 써 왔다. 드디어 2024년 3월에 각의 결정을 거쳐 방송법개정안 국회에 제출되었다.
온라인사업이 핵심업무가 되면 NHK는 온라인 수신료를 징수할 수 있다. 개정방송법은 중의원과 참의원에서 심의를 거쳐 표결처리 된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될 것으로 보이며, 2025년 4월에는 시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다면 온라인 수신료는 도입될 것인가? 방송법개정안에서는 지상파 수신계약자는 무료로 온라인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지만, 온라인서비스만을 이용할 경우에는 계약과 수신료 납부가 필요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물론 전용앱을 설치하고 회원가입 등 적극적인 시청의사를 보여야 한다.
방송법개정안 심의과정에서 온라인 수신료 밑그림이 드러나고 있다. 2024년 4월 25일 중의원 총무위원회에서 NHK는 온라인 수신료를 지상파계약과 같은 수준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방송법개정안은 총무위원회에서 가결되었다.
총무위원회에 출석한 NHK 전무이사는 방송법개정안이 가결되었을 경우의 계약방식에 대해 검토중이라고 하면서도 “온라인 전송만을 이용하는 경우의 수신료액은 지상파계약과 같은 수준으로 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수신계약자에게는 추가 부담이 없다는 것도 강조했다. 현재 수신료액은 계좌이체로 납부할 경우 지상파계약이 월 1,100엔이다.
현재 NHK+ 회원 504.2만 명이다. 온라인 수신료이 도입되더라도 이들이 모두 온라인 수신료를 납부하는 것은 아니다. 기존 수신계약자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NHK는 차기 경영계획에서 2027년까지 사업지출을 2023년보다 1,000억 엔 삭감한 5,770억 엔으로 줄이겠다고 했다. 사업축소를 온라인 수입료로 충당할 수 있을지 향후 움직임이 주목된다.